싱크대에 휴지를 집어 넣고 그 위에 이끼를 뿌렸다.
물을 틀면 휴지 아랫부분에 물이 고인다.
흡수된 물이 위까지 도달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고. 꽤 오랫동안 습기를 머금는다.
이대로 작은 공간에 가습기 역할도 겸한다. 이끼가 잘 자랐으면 좋겠다. 처음 해보는 시도이고 아무래도 식물은 변수가 있을 터라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본다.
휴지. 다시 말해 식물의 입장에선 마지막 막장과도 같은 최후의 효용이다. 이곳에서 새로운 생명이 나타나는 과정이다. 그래서 끝의 시작이라 이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