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이. 일을 하고 그것을 다시 정리하여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것은 또 그 자체로 일이다. 하여. 웬만하면. 사진들을 올리고 그냥 아침에 늦잠 자고 일어나 비몽사몽간에 머리 속에 떠다니는 생각들을 랜덤으로 정리하면서 글을 만지게 된다.
지금은 제주에서 츤츤과 1박2일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 안이다. 아. 저 사진. 나잉이 잘 찍어 주었다. 깊고 진한 색감 역시 렌즈는 칼 짜이즈. 아침에 글을 써야 하는데 저녁이라 그런지 정리가 안되네.
찐하다. 뭔가 저 안에서 굉장히 맛있는 계란요리가 만들어지고 있을 것 같다. 오래된 가게 느낌. 사람의 손때가 그림자와 빛과 함께. 여긴. 실제로 쟈넷 세프님의 식당이다.
여긴 또 다른 성수동의 프로젝트. 안전가옥이라 한다. 책을 읽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다.
잘해야 하는 것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하는 것에는 비용과 기간 안에.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배려. 이 모든 것이 포함된다.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만들어내는 일은 그런 일들을 다 잘하는 것이 좀 필요한 것 같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진심으로 들었다.
정말 땅도 안파지는. 파내면 콘크리트가루들이 드러나는 땅에서 용케 식재기반을 정리하고 억새들이 들어와 있다. 만든 사람들만 아는 그런 이야기. 조경은 삽으로 그리는 예술이라니까.
여기는 미러가 있다. 옛날에 창문이었던 곳. 이제는 거울. 어? 하고 깜짝 놀라는데 건축에서 디자인한 것 중에서 가장 잘 어우러지는 곳이 바로 이 거울 문.
이곳의 험하고 텁텁하고 아저씨같은 컨텍스트와 아가씨같은 트렌드가 함께 있는 듯한 묘한 기분이다.
억새들. 나무들.
밤에는 이러하고. 실내는 어마어마하다. 건축은 과연 이런 것이다. 이런 것이어야 함을 항상 느끼게 해주는. 핏플레이스와의 즐거웠던 작업. 사용하시는 분들이 좋아 해주심. 보람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