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MAR 2016

봄날은.


실내지만

어느정도라도 손에 흙을 묻히는 느낌. 좋다.


사실 요즘. 빠져있다. 소재를 모르면서 어떻게 공간을 기획하고 만들 수 있으랴

라는 것도 실은 핑계
그저 이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 없는 거지 이게.

소재는 중요하다.
아.
프로젝트를 위해 요즘 이끼를 좀 보고 있는데 우선 이것.

우리가 아는 이끼는 대부분 음지형이다. 사실 양지에서 자라는 이끼도 있고 참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아이는 양지에서 잘 자라는... 솔이끼라고 했던가? 미아레어러에서 작업했던 죠앨실버씨의 집이다.

물론 이것도 이끼이다. 독일의 유명한 조경가 모씨의 앰셔파크. 높은 벽의 상부에서 이따금 물을 흘려내려보낸다. 다시 말해 젖은

벽이다. 눅눅한 공중습도는 생존조건이다. 죠엘실버의 집을 할때에도 돌속에 점적관수관을 묻어두었다. 다시 보면 젖어있는게 보인다니까 거참 그러니까 둘다 인공환경이라는 이야기.


죠엘실버 레지던스는 budget free. 저런거 원없이 만듬. 아 조엘실버는 헐리웃의 뭐 좀 기침 좀 하는 양반이다. (영화 메트릭스 시리즈 제작자) 정원을 막 걷다보면 쇠로 된 큰 벽을 지나가는데 그게 리차드 세라 작품이고 뭐 그랬다는. 우리같은 디자이너들은 이따금 자의반 타의반 직접 공사도 해야 했었다. 수영장 진입부를 우드락으로 1:1목업도 만들어 보고 도면을 그리던 기억이. 지금 생각해보니 좋은 거였네. 젊음은 아름답다.

옛 느낌을 찾아 조그맣게 이런걸 하나 만들어두고 이런짓 저런 짓을 해본다. 이끼 아래에는 플로랄폼이 있다. 물을 주면 아주 오래 지속된다. 허나 애당초 뿌리가 없는 이끼는 그런거 다 필요 없고 공중습도가 관건. 분무기가 눈에 들어올때마다 한번씩 쏘아주는게 답.

가끔 이런 일도 한다. 마우스에 손을 얹고 간절히 원하면 우주의 기운이... 너무 과한 디자인은 설계경기의 덕목이라 너무 과하게 그려준다.

두가지 디자인 포인트가 있다. 주변에서 쉽게 접근과 이용이 가능한, 두꺼운 가로 공원. 중심에서 인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시설. 원래는 이런 개념 생각 않고 우선 초벌로 그림을 그리고 나중에 맞춘다. 대부분 느낌을 가늠하는. 처음의 그림이 제일 마음에 드는데 어디다 흘렸는지 찾으려 해도 없네.

당선 되었다. 작년 11월부터 3개 연속이라는. 참 어디까지 했더라.



아. 이끼 이끼.

Stop talking and carry on...

이끼 아래에 허브 씨를 묻어 두었다. 제크와 콩나무인가. 제법 자랐다. 플로랄폼덕인지 눅눅한 상부환경덕인지. 음 위아래로 발아하기엔 좋은 환경임은 분명함

이제는 믿을만한 대기업 제품이 된 샤오미의 엘이디독서등을 심어주기로 했다. 마치 숲 속 가로등의 간지가 이런 깜찍한 미니정원과 함께

밑은 이렇게 생겼는데 다 이유가 있다. 언젠가 이야기 했지 정원은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고.

서울시 공공건축은 머 이렇게 정리중인데 농업의 날에 개막을 목표로. 박원순 시장님 기념촬영을 하는 자리로 정해져서 조금 급하게 되었는데.

한남동 september 16을 레퍼런스로 톤을 맞추려고. 잘 될지 모르겠다. 함께 작업하며 인허가를 도와주고 있는 김세경 소장님께 감사. 오랫만에 하는 건축이라 기대도 되고


봄날이 째깍째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