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갈 때마다 묵(으려고 하)는 플레이스 캠프 제주 호텔이다. 아무튼 이 호텔, 이 곳 저 곳에서 멋진 생각이 드러난다. 우선 여기 식당부터
밤엔 술 낮엔 밥. 한 공간에 두 간판을 쓴다. 체크인 시 월간지라고 하면서 주는, 팜플렛 같은 것을 들쳐보며 혼밥을 즐기다 보면, 오오 이번 달 프로그램은 요가와 산책이구나.
흠냐 그럼 내일 뭐 하나 해볼까? 가 되는... 요즘은 주말에 뭐 했느냐로 삶의 퀄리티가 달라진다던데, 어느새 온니 온니 주말에 뭐했어요. 기지배 나 제주에서 요가하고 왔쟈냐~를 부드럽게 안내.
요기. 주방의 수납창고가 밖에 나왔다. 하긴. 대부분의 음식 받고 리턴하는 공간은 밋밋한 마감이고 그걸 수납으로. 공사비 절감. 공간절감. 좋은 아이디어이고.
밖에 나가본다.저 작은 창문 모듈을 보라- 그렇다 이곳은 젊은애들이 적은 비용으로 소소한 사치를 누리기에 안성맞춤인 곳인 거시다.
서울 고시원에서 잠시 탈출하여 푸르른 자연의 제주 고시원으로! 좋은 침대! 그래서 일박에 오만원대! 공용공간은 아래층에 고시원은 상층부에 자리한다.
민벽과 벽돌로 정확히 대별되는 두 개의 세상. 위에선 잠만 자. 노는 건 아래에서 놀아!
그러다 보니 정말 없을 것은 다 없고 있을 것만 다 있는 객실이다. 작은 디테일 두 개의 프레임. 샤워하다 깜놀.
체크인하거나 음식 사먹으면 뽑기용 코인을 준다. 그걸로 뽑는다. 웬만하면 카페나 식당 할인쿠폰이 나온다. 또 먹으러 간다.
계산한 영수증을 호텔 카운터에 보여주면 또 뽑기용 코인을 준다. 또 뽑으러 간다. 아아 쳇바퀴 안의 다람쥐인가!
잘 노는 언니 오빠 누나 형들이 걸쭉한 파티를 즐겼을 거 같은 씬
경험 디자인의 시대. 디자인이 아닌 바이브.
골목길이다 누가 여기를 호텔이라 할까 근처 고만고만한 호텔 투숙객들 꼬시기용이 절대 아니란 말이에요 흐흑 이라고 그 누가 반기를 들소냐. 더 놀라운 것은 그 구성이다.
싼 것들로 유입을 쉽게 하고 정작 비싼 레스토랑은 별채에 묶었다. 맥주, 펍, 소주집 등이 붙어있어 이 골목을 쏘다니며 3차까지는 가능하다.
별채에는 일박에 100만원이 흘쩍 넘는 suite와 penthouse로만 구성된 별도의 리그. 아아아 선수의 솜씨.
뭐 설명이 있긴 하지만 분명 작품이 아닌 오브제인데 연출이 갤러리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작품이 되어버렸다.
사이니지에서 오는 캐릭터. 사업이 성공하려면 공간이 좋아야 한다고? 웃기지 말라 그래. 어디서 빈자의 미학 시간의 축같은 소릴. 브랜드가 떠야 하고 그 와중에 공간이 필요한 거지.
도렐커피는 땅콩크림을 뜨겁게 녹여서 차가운 에스프레소와 섞어서 내놓는 메뉴가 시그니쳐. 아주 맛있음. 달고 쓰며 뜨겁다가 차다. 정반대 맛들을 한번에 경험하는 것이 정녕 인생의 맛이다.
이 양반들. 지난 시즌 리빙디자인페어에서 자그마치 교회 장의자들을 이용한 카페가구를 본 이후로 입덕하게 되었는데 블루보틀 따위보다 더 후덜덜하다. 일하는 사람들 간지가 아우...
죠수아의 페이버릿. 이 공간만큼은 인스타가 주목적임을 온몸으로 드러내는 씬을 펼쳐놓고 있다.
해쉬태그를 달면 죠슈아의 패이버릿 그 다음 태그로 바로 자연스럽게 더플레이스라고 이어지겠지 아마. 온라인을 염두에 둔 오프라인 교두보!
#더플레이스 #죠슈아의 페이버릿 #도렐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