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대표님은 학부에선 건축을 전공하시고, 조경공부는 해외에서 하셨죠?
유: 이제 사무실 개업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어요. 사무실을 열기 전에는 조경을 하는 사람과 같아지려고 노력했던 시기가 있었죠. 그러다 ‘왜 그래야 하지? 난 건축도 했는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히려 저의 캐리어가 조경의 다양한 관점을 표출하는데 필요하다는 믿음같은 것이 생겼습니다.
제 모토는 호로조경 입니다. 부정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건축을 했었고, 조경도 하고 있잖아요. 태생적으로 새로운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사람, 그게 저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다른사람과 같아지려고 했던 거죠. 저 자신이 저로 안 보아준 거죠. 그런 정체성의 방황을 겪고 저를 저로서 받아들이자, 진정한 즐거움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바꾸고 사무실을 열었죠. 오히려 좋은 시작이 됐다고 봐요. 새로운 시도에 대해 힘들다고 생각 한 적 없어요. 그저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좋아요. 어쩔 땐 너무 좋아서 잠을 안 잔 적도 많아요.
성공지침서 같은데보면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하는데, 정말 그 말이 맞아요. 하고 싶은 걸 해야 잠도 안자가며 할 수 있는 거죠. 그래야 발전이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운좋게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아왔어요.
개인 사이의 협업도 있겠지만, 분야와 분야가 손을 잡기위해선 각자의 전문성을 가진 상태에서 시작하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유: 전문 영역이 있어야 협업에 파트너가 되지 않겠어요? 내가 우리세계에서 줄만한 것이 있어야 다른 분야에서 끌어올 수 있는 시야가 생기기 때문이죠. 분명한 자기 것이 있어야 합니다.
다른 분야의 새로운 질서에 자기의 이상과 방향이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능동성도 갖추어야 합니다. 결국 자신의 전문영역에 대한 신뢰가 구축되어야 ‘난 이런 것도 할 수 있어’라고 받아들이면서 주장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편의 요구에 ‘조경은 이렇게 일안해’라고 하면, 협업의 준비가 안됐다고 봐야죠. 마음의 준비, 실력의 준비가 안된거죠.
악기를 만들 때 사람들은 계속 해보면 무언가 나올 거라 하는데, 저는 그런 게 아니었어요. 저는 방법을 정한다음 일을 해왔습니다. ‘그렇게도 할 수 있구나’라고 깨달은 시간이었어요. 내가 컨트롤하며 다른 사람과 만든다는 생각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권: 전문성을 가지고 들어가는 것은 기본입니다. 저는 그 분야에서 경지에 오르면, 그 안에 담긴 철학과 가치관을 담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문성이 표현되는데 있어서, 구조화된 사고로 표출될 때가 많아요. 전문성에 도달하는 논리 말이죠. 그 논리를 가지고 협업자에게 대입을 시키려고 하는 그런 답답한 사람이 있습니다. 구조화된 사고가 다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그것이 그 사람의 전문성을 유지시키는 지지대 같은 것으로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협업에선 건드릴 수 없는 벽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전문성이 농익으면, 포용으로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더 말랑말랑해지는 것이지요. 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가지고 더 넓은 가치로 치환하는 순간 협업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전문성은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나 다른 전문성을 포용할 수 있는 유연함도 갖추어야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유: ‘조경이 이런 모습이 될 수 있구나.’란 인식을 심어주는 게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잠시 호로조경이라고 말했었죠? 그게 제 스스로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것 같아요. 욕이 아닌 것 같아요. 근본이 없는 것이 제 캐릭터고, 펼칠 면적이 더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열정에서 만큼은 누구보다 뒤쳐질 생각이 없습니다. 동시에 조경계 시선을 다른 쪽으로 넓히는데 기여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우리 조경이 만날 것들은 굉장히 많이 있어요. 건축, 도시, 친환경... 또 그 사이사이 빈틈을 채우는 조경도 있어요. 분명한 것은 앞으로도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할 것이란 거죠. 그게 목표입니다.
권: 재미있는 작업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두 분은 작업을 계속할 생각이 있으십니까?
유: 좋은 일이 생기고 서로 도움받을 일 있다면, 언제든 하고 싶어요.
권: 저도 물론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