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MAR 2015

정원 만드는 이야기 4


깊은 느낌의 자연. 그 자리에 그렇게 오랫동안 있었던 느낌의 정원을 만들고자 하는 아이디어는 디자이너보다 정원의 주인이 되실 건축주분의 생각이셨습니다. 원래 건축주분께서 미국에서 오랫동안 지내셔서 거칠고 깊고 커다란 한마디로 ‘자연스러운 자연’이 정원의 모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셨고 몇 차례의 만남을 통해’깊은 풍경’이란 은연중 합의된 키워드를 가지고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경관의 첫 번째를 구성할 진입부계단돌을 찾아 봅니다. 우선 아래의 아이가 첫 번째 리스트. 제주도에서는 천연기념물인 주상절리! 

우리나라에선 관광상품이고 천연기념물일지 몰라도 대륙에선 물량이 많아서, 희귀한 건축소재를 찾는 분들을 위해 중국에서 직접 돌을 수입하여 판매하시는 사장님을 만납니다. 장점은 넉넉한 길이! 최소한의 가공만 하고 길다란 한판을 그대로 가져다 놓으면 될것 같음. 단점은 원재료의 특성상 폭이 좁은 것으로 80센티 정도가 최대이며 단면의 표면이 철평석같은 느낌으로 별도로 버너구이가공을 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비용상승은 물론이고 결국은 인위적으로 만든 느낌이 날 것임. 마지막으로 아직은 국내 어디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강도. 만에 하나 사용 중에 통석이 깨지기리도 하면…하는 걱정에 일단 유보합니다.

두 번째로 전통적으로 많이 쓰는 단단한 화강석계열을 찾아봅니다. 대형석재를 취급하는 곳만 찾아서 발견한 두 번째 후보선수와 세 번째 후보선수를 차례로 보자면.

원래 이 돌은 중국 어느 동네의 다리 상판으로 사용되던 녀석입니다. 길이가 2미터 정도에 폭 80센티-1미터 남짓.

세 번째 아이는 무려 길이 3.7미터. 역시 중국,
이번에는 다리가 아니라 성안에 큰방-지금으로치면 컨벤션센터 대연회장- 의 벽면에서 가져온 돌이라는^^

같은 화강석계열의 두 소재를 놓고 현장의 그림을 연상하며 상상을 해보다가 마지막 세 번째의 것으로 가기로 합니다. 크기도 크기이지만 정작 이유는 색상입니다. 화강석엔 크게 붉은 계열과 회색계열이 있는데 문경석같은 것이 붉은 색을 띠고 고흥석이나 포천석이 회색이지요. 두 번째 아이가 국내기준로 하면 연한 문경석의 색인데 어쩌면 자칫 일본식 정원처럼 보여질 것 같있고 건물의 주재료인 노출콘크리트와 톤을 맞추기에는 함께 회색계열로 가는 것이 아무래도 안전한 톤앤매너를 만드는 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돌 두께가 또 15센티네요. 계단한단을 위해 충분히 가능한 수치!

자 이제 재료를 구했으니 그에 맞추어 재료의 치수대로 디자인을 변경할 차례입니다. 무려 3.7미터길이에 1미터폭의 중국고석! 아낌없이 사용하여 10장을 사용하여 진입계단 디자인을 만들었지만 이후에 비용을 감안한 자체 VE를 수행. 7장의 돌을 사용하여 레이아웃을 최종 픽스합니다. 최종적으로는 아래 그림과 같이 만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