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의 의도 - 기부체납공원
처음 디자인을 접하는 경우라면 대부분 작가의 의도는 무얼까? 라는 질문을, 학생들의 경우 특히 많이 합니다. 그러나 저는 '작가의 의도'보다 때로 더욱 중요한 것이 '형태의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시인이 시를 쓴다는 것은 단어를 조합하여 의미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형태를 사용하여 의미와 의도를 전달합니다. 그렇게 한번 작품이 완성되면 그것은 그때부터는 작가의 손을 떠나 그 스스로 이야기를 하지요. 그렇다면 정작 중요한 것은 작가의 의도-그것이 무엇이 되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떤 방법으로 이야기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명쾌하게 담아 내는 형태들이 더할나위없이 중요한 거죠. 작가들은 의미를 만드는 능력보다도 - 의미를 드러내는 능력 - 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의미없이 이쁜 선을 그리기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의도가 알려지는 선을 그리는 것보다는요.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이 명확히 드러나게, 다시 말해 그림이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언제나 어렵죠.
대상지는 천안의 모처. 유통단지와 주거단지사이에 위치한 무슨무슨산입니디(이름이 기억이 안 남)
뭐.. 인구유입이 계속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이라 개발행위를 해도 될 법한에 기존의 산에 기부체납공원을 조성하는 조건입니다. 아이구.. 기부체납공원! 사업을 하면서 녹지를 잘 조성해서 공공에게 돌려주는 것이지요. 사업하는 입장에서 비용을 많이 쓰고 싶지는 않겠지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