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해의 혹독한 겨울을 넘겼다.식물들은 겨울전에 잎들을 떨구고여름내 저 끝까지 올라있던마지막 한톨의 양분까지모아 모아 모아서 뿌리로 내린다.땅속 깊은 곳에서 그렇게 겨울을 버틴다.죽지말라고 얼지말라고 보온재를 단단히 덮어준 것이 지난 초겨울. 첫해를 지나 얼마전 월동채비들을 해지했다.
이끼들이 다시 올라오고 있다.
바위에 잘 활착되어 올 시즌 제 몫을 단단히 할 것 같다.
기린초. 귀엽다.
고사리도 기지개를.
고사리의 고사리손 같은 새잎이 꽈리를 푸는 순간은 아아.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이나 귀엽다.
이제 드디어 정원을 사랑하게 된 건축주가 심으신 구근들.
운용매화도 톡톡 터진다. 팝콘이다.
눅진한 깊은 숲의 알몸이 옷을 입으려 한다.
정원을 만드는 일.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