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스케이프의 영문캐치프레이즈는 designers for the raw desire입니다. 직역하자면 '날 것들의 욕망을 위한 디자이너들'이 되겠군요.
'디자이너designer는 디자이어desire의 인칭대명사이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창조자의 열망과 욕망을 다시 한번 되짚으며 외부특강을 할 때 클로징멘트로 애용하는 문장이기도 합니다. 철없을 때는 그런 욕망이 지나쳐서 주변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던 아픈 기억도 있습니다만 디자이너에게 이런 창조자로서의 행복한 욕망이 없는 사람들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러므로 디자이너에게 그림이란, 단순히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representation의 수단으로서가 아닙니다. 다시 말해 '완성되면 이런 모습이 될 겁니다'라는 표현의 도구로서의 그림이 아니라, 오히려 디자이너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자기보정, 내적인 욕망을 외적인 조건에 맞추어 가는 일련의 과정을 밟기 위해 적극적으로 기능하게 됩니다. 트레이싱지를 사용하는 이유도 그래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