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NOV 2015

분당주택정원


장면1. 건물의 필로티 하부는 넓은 바닥을 왕마사로 채워 주차장으로 사용한다. 담벼락과의 틈에 숨겨놓은 배수를 이용하여 습기를 좋아하는 억새를 심는다. 회색콘크리트를 배경으로 노란 머리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장면2.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은 좌우의 다양한 계절초화와 함께 즐겁다.

장면3. 계단이 지루하면 작은 오솔길로 들어간다. 수국. 에키네시아. 사초. 층꽃. 옥잠화. 섬기린초등 다양한 초화들이 심겨 있다. 수국과 에키네시아는 늦가을까지도 꽃대가 마른채로 지속되는 대표적인 수종으로 그즈음만개할 사초류들과 함께 그윽한 풍취를 선사할 것이다.

장면4. 끊어질듯 이어지는 오솔길의 틈새를 점령하는건 대부분 이끼들이다. 조금씩 거친 야생의 세계로 안내하는 길잡이의 역할을 한다.

장면5. 깊은 숲에 들어온다. 꿈틀대며 하늘로 가지를 뻗고 있는 윤노리나무가 저멀리 내 들어온 길을 함께 보고 있다. 야생의 경관을 품기위해 하부에 지중관수를 시공하고 음지와 습기를 좋아하는 고사리를 함께 심어 깊은 숲속의 한장면을 만든다. 다시한번. 저 멀리 낮은 담장앞에 억새가 손짓하고 있다.


#라이브스케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