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건축평론지 와이드의 전진삼 선배님의 초청으로 땅집사향이라는 세미나의 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희림건축에서의 수 많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호시탐탐(?) 어떻게든 재료의 살아있음이 디자인에 극적으로 반영되길 바랬었고 그런 사례들을 모아서 소개한 자리였죠. 살아있는 것을 디자인한다는 라이브스케이프의 주장(?)이 이때부터 시작된 셈입니다. 다음은 그 당시 와이드 지면을 통해 함께 소개된 강의 요약본입니다.
자연으로 디자인할 수 있을까?
물의 흐름과 속도, 바람의 세기, 땅의 성질, 어쩌다 한번씩 내려치는 번개까지..지금 이 순간에도 자연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많은 것들……그런 것들로 디자인 하는 것이 가능할까?
혹시 이 질문에 멈칫한다면, 나는 이제 당신에게, 건축적 마인드에서 출발된 비좁은 프레임을 벗어 던지고 조경디자인의 광활한 영토로 들어오시라고 감히 초대하고 싶다.
편의상 설명을 위해 슬라브, 보, 기둥, 스킨, 패널, 유리창, 문, 바닥, 포장 등의 공간구성 요소와 재료 등을 전부 아울러서 “죽은 재료”라고 칭한다면, 이와는 반대로 자연에서 벌어지고 있는 꺼리들, 이를테면 물의 흐름, 바람의 세기, 무리 지어 이동하는 새들, 심지어 번개까지도, 이 모든 것들은 환경을 만들어가는데 있어서 디자이너가 사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도구로서 “살아있는 재료, Raw Material”이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