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은 가족이라고 부르지만, 여전히 공공장소에 오기 힘든 반려동물을 미술관에 초청합니다. 지극히 인간적인 공간이자 대표적인 공공장소인 미술관의 실질적인 손님으로 개들을 초대하면서 현대사회의 반려의 의미, 우리 사회에서의 타자들에 대한 태도, 미술관이 담보하는 공공성의 범위 그리고 공적 공간에 대한 개념 등을 질문해보고자 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모두를 위한 미술관”이란 타이틀 아래, 미술관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수년간 노력해왔습니다. 이번 <모두를 위한 미술관, 개를 위한 미술관> 역시 그 연속선상에서 ‘모두’의 범위를 고민해볼 것 입니다. 한 달 정도 미술관의 몇몇 공간은 개와 개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바뀔 예정입니다, 반려동물이 공적 장소에서도 가족이자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를 질문하고, 철저히 인간 위주로 구축된 미술관이 과연 타자와 비인간을 고려할 수 있는지를 실험할 것입니다.


반려와 관계의 의미, 다른 동의 지각과 자연문화의 역설 등을 생각하는 전시, 퍼포먼스, 스크리닝 그리고 토크 등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미술관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건축, 운영, 상품개발 등까지 미술관을 둘러싼 많은 것을 고민했고 이를 위해 다양한 전문가각 함께했습니다. 개의 지각과 인식, 습성과 감정 등에 대해서는 설채현, 조광민 수의사가 자문했고, 개를 위한 건축과 조경에 대해서는 김경재 건축가와 유승종 조경가가 함께 참여했습니다. 스크리닝 프로그램은 김은희 큐레이터가 기획했습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이러한 현대미술의 실천이 생태와 환경에 최소한의 피해를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기존 전시조성과 다른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이렇게 환경, 타자, 그리고 우리 주변을 진지하게 대하는 것을 통해 ‘소중한 타자성’을 확산시키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환영합니다. 멍멍!!


미술관에 온 (동)식물은 우리에게 복잡한 질문을 던진다. ‘숲’이란 단어를 통해 조경가 유승종이 제안하는 것은 완전히 인간화될 수 없으며, 동시에 완전한 자연으로 남아 있을 수 없는 ‘자연문화’의 양가성이다. 그림 같은(picturesque) 관조의 숲이나, 지극히 인간화된 공원 또는 이상화된 아르카디아(Arcadia)가 아닌, 혼종의 공간이자 다원성의 장소, 기호와 실체가 뒤섞여 있지만, 결코 전체를 해석할 수 없는 공간인 ‘숲’을 이야기할 것이다.

Location


Year

Jongno-gu, Seoul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