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Aug 2021

실내에 들이는 자연 1

역사적으로 건축물의 기원을 논하는 장면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삽화가 있다 17세기 건축이론가 로지에가 건축의 기원이라고 주장하는 원시움막의 원형이란 그림이다 예측불가능한 거친 자연의 기후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움막을 짓고 그 안에서 거주하는 공간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 바로 건축의 기원이라는 설명이다 지금도 개그맨 김병만 씨가 아프리카에서 이런 종류의 움막들을 만드는 장면들을 보면 아마도 사실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자연이 무서웠던 시절이 있었다 맹수의 습격도 거친 비바람도 모두 인간에게 적대적이었다 역사가 흐르면서 무수히 많은 시간 동안 기술이 발전하고 문명이 고도화되면서 인간의 자연에 대한 무서움은 그것을 이해하고 화해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바뀐다 이제 자연은 더이상 배척의 대상으로 타자화된 것이 아니라 애정의 대상으로 개인화되고 있다 바깥과 나를 구분하는 울타리는 이제 바깥을 안으로 들이는 장치로 이해하려는 움직임으로 바뀌고 있다 기술의 덕이다 역사의 흐름이 크게 한바퀴 돌아온 인상이다

자연을 들이는 공간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하기 위해 최근 유행하고 잇는 플랜테리어 공간들의 답사기를 쓰는 것은 필자가 쓰고자 하는 글의 취지와 맞지 않는 것 같다 필자는 오히려 이것자연을 들이는 공간이 지금 시대에 어떤 이유에서 나타나게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이것이 앞으로 어떤 공간으로 진화할지 그 방향을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에서는 자연을 들이는 공간이라는 현상에 대해 그간 느끼고 있던 바를 토대로 여러가지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술하고자 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