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DEC 2012

주택정원 설계와 시공 3


독립후 첫프로젝트를 주택정원으로 시작하게 된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 지어지는 스케일에서의 감각. 적절한 시점에서  감사히 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공간 구분이 애매한 채로 넓은 잔디밭이었던 외부공간의 절반가까운 면적을 본격적인 정원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조경디자인 린의 이재연 소장님과 현장에서 나눈 이야기를 토대로 위와 같은 느낌으로 공간을 잡아봅니다.

디자이너가 손의 감각이 좋아야 함은 기본중의 기본입니다. 그러나 단지 그를 두고 "선이 좋다" 라는 말로 범위를 축소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판단입니다. 한줄기의 선에는 수십가지의 경우의 수를 가늠하여 정교하게 판단된 디자이너의 생각이 들어가 있습니다. 손에도 뇌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손으로 생각하고 눈으로 그리기도 합니다.  한줄기의 선 안에 굉장한 생각이 담겨져 있는 것은 디자이너의 모든 공력과 몰입의 세월들이 함께 그 선을 통해 나오기 때문이지요. 감각의 선이 아닌 논리적으로 마름질된 기하학입니다. 단순히 선이 좋다는 말은 그러므로 우리의 영역을 굉장히 폄하한  표현이지요.

어찌되었든 "후경"을 디자인했고. 현장의 돌발변수 몇몇을 거쳐 제법 괜찮은 공간들이 나왔습니다.

기존의 설게안을 토대로 시공된 부분들은 건축과 조경의 경계가 정리되지 못한 부분들이 간혹 보입니다. 여기서도 마치 나 여기 플랜터야!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사람의 눈은 다 같은 법입니다. 이것과 저것이 만날 땐 서로 견제를 하지요. 형태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안쪽 깊숙히 편안히 쉴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