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곳간. 도시에서의 귀향

도시농업이라.  도시에서 농업. 좋은 점이야 뭐 많다. 자연학습이랄지 커뮤니티의 회복이랄지. 흠. 과연 그럴까 

도시와 농업이라는 씬을 그릴때. 단순히 고층건물을 배경으로 경작지가 있는 것만으로는 일단 글쎄. 쪼그리고 앉게 한다는 것부터. 도시농업이라면서 오히려 전혀 도시스럽지 않다 오히려 오며가며 눈에 띄는 이런 것

근처 빈 공터나 집앞에서 흙을 받고 이런 저런 채소들을 키우는 이런 것.

여전히. 사람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 빈틈에서 무언가를 키우고 있다.

이미 알아서 잘 하고 있는 거. 어기서 조금만 더 재미나게 경험하게 하면 되는 거 아닐까. 행촌동 일대를 도시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마을사업을 위한 마스터플랜에 이런 내용으로 제안을 했던 적이 있다. 어떻게 하다보니. 그중에 앵커시설을 만드는데 필지의 선정부터 기획. 건축계획과 설계. 감리와 일부 공사에도 관여하게 되었다.

최종안의 투상도중의 일부인데  사실. 이런게 중요한건 아니다. 이런걸 만들면서 생각했던 scene은  이를테면 이런거

혹은 이런거 

혹은 이런걸 갖게 하고 싶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건물도 장소도 아닌 주민들이 좋아서 스스로 하게 하는 거. 씨를 심고. 재배하고. 포장해서 판매하는 일련의 모든 활동들을 재미있고 근사한 경험으로 포장하는 일이다. 그럴려면 재미있어야 하고 좋아야 한다. 단순한 경작이 아니라 그것들을 즐기는 행위. 당연히 부엌이 있어야 한다.  씻고 찌고 요리할 수 있는 공동 부엌이 함께 붙어있기만 해도.  마을 텃밭은 적지 않은 쓰임새가 생길거라고 생각한다. 서울시가 공적자산으로 구입한 2개의 필지. 빈집과 그 위의 공터. 이것을 음 음 음!

건물내부는 주민 작업장. 건물 옥상은 온실로 사용하기로 한다. 온실이긴 하되 모냥은 부엌의 모습을 한다. 

기술은 최대한 숨긴다. 사용자의 경험이 우선이거든. 식물을 키우는 시설들 모두 부엌 싱크대와 선반속에 감추어 놓는다. 주민들이 함께  편하게 사용하는 부엌. 싱크대안에 들어 있는 가구형 텃밭이다.  이른바 농업을 품는 가구. 사실 그동안 사무실에서는

도시인에게 농사가 재미 있는 경험이 될수 있다는 취지로 이런저런 짓들을 해보고 있었다. 

사무실 마션! 상추가 자라서 

함께 샤브샤브를

고구마정도는 손에 흙좀 묻혀가며 직접 해먹는 즐거움. 백미는 역시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 즐거움이다. 즐거운 기억이 많으면 그 공간은 즐거운 공간이 된다.  나눌게 있으면 된다. 씨앗을 뿌려 뭐라도 자라주면. 사무실 어딘가에서든. 강남 한복판의 사무실도 얼마든지 오붓하고 정겨운 무언가가 될 수 있다.  다시 행촌동 이야기. 어디까지 했더라. 아. 온실 

수경시설에는 엽채류 즉 상추 케일 이런 것들. 토경시설에는 그야말로 흙을 깊이 받아서 고구마나 감자등의 뿌리작물을 심도록 한다. 수경재배의 방법들은 많이 알려지면서 대부분 이렇게 pvc파이프에 물을 흘러가게 하고 구멍을 뚫어서 화분이 연결되게 하는 건데. 

이런건 정말 별로다. 뭐랄까. 나 순환형 작물재배 시스템이거든요! 라는 말을 온몸으로 열심히 설명하는 느낌이랄까. 생활과 완전 동떨어져 버리는 거다. 그래서 다르게 할거다. 

공터 역시도 야외 부엌과 텃밭으로 만든다. 기존 건물의 우수홈통을 확 끌어다가 우리 농사를 위한 수로로 이용하가로 한다. 

이제 공사 시작이다. 주민들이 급하게 만들어 놓은 기존의 옹벽. 

시멘트들을 깔끔하게 털어낸다

재활용하여 안전한 옹벽으로 다시

예의 우수관 연결. 이 아래 빗물 저류조를 묻었다. 옆집의 빗물이 이 아래로 모여서 텃밭용수로 사용된다. 얏호

이런 벽은

이렇게 바꾸었다.

뒷집의 오래된 벽이 좀 이쁘다. 그 앞에 만드는 공동 부엌. 

위험했던 계단들의 보수

한여름. 가장 더울때였다. 온실만들며 땀흘리시는 분들. 감사했어요.  싱크대안에  담겨야 하는 수경재배용 수조를 제작중 

텃밭상자는. 이런거로 들고다니며 편하게. 수경과 토경. 내부와 외부 할 거 없이 이곳저곳에 설치된다. 

지하 작업장 인테리어 공사

텃밭작물을 심었다. 

정해진 시간 간격마다 물을 똑똑 떨어뜨리는 똑똑한 관수 

지금 이 자주색 불빛. 스마트폰으로 제어된다. 우리집에서도 조작가능. 

위에는 태양광으로 전기를 채집한다. 뿌리작물을 키우는 토경과 엽채류를 재배하는 수경텃밭으로 구성되나…

이 모든 것이 싱크대안에 들어가 있다. 겉으로는 동네 공동 부엌의 얼굴을. 다시 말해 농업을 품은 건축. 농업건축이다. 저렴한 농업용전기사용은 덤이다. (앞으로 주민들의 교육. 전시. 판매장소로 사용될 예정) 습도 온도의 센싱과 스마트폰으로 쉽게 제어되는 조명설비가 거들고 있다.  

이렇게 

습도와 온도를 센싱하려 메일로. 앱으로. 리포팅해준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알람으로 경보를. 

사람이 애정으로  돌보는 것이 물론 기본이긴 하지. 그래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보조역할 만이라도 어디냐. 향후 모여진 자료들이 작물별 데이터로 사용되길 희망한다.  이번엔 야외 텃밭. 

디자인은 적당히 하되 편하게, 대신 주부감성을 가득담아 만들었다. 마을 주민들 부디 편하고 행복하게 사용하시길.

아까 연결해둔 우수저류조의 물을 시장님이 퍼올리고 계심. 

멋진 정의. 삶의 뿌리. 개성있으신 필체로 응원 해주시고

글씨 좋으시네요. 그치 그런것 같지? 

곳간하나 정말로 만들어 드림. 잘 사용하시기 바래요 이를테면 여기서 부엌 장비들을 꺼내서

여기서 잘 익은 상추들 따다가

조기서 씻어서. 삼겹살이랑 카. 

 

느린곳간. 도시에서의 귀향live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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